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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Sound)/음향 이야기

사운드 엔지니어 단편소설 Knob & Fader (노브 & 페이더) 1

by 치키치키박 2023.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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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준 엔지니어가 쓴 책들 (Books written by engineer Jang Ho-joon)

 

노브 & 페이더 (Knob & Fader) 소개

사운드 엔지니어링 단편 소설인 Knob & Fader는 저자 장호준의 음향 시스템 핸드북에 기재된 소설 입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또는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재미있는 소설 형식으로 담아냈습니다. 기술적인 내용도 담겨 있어, 엔지니어링을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직 현장일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제 1편 _ 부재 _ 녹음실에서의 하루

 

 

recording studio

 

 

 

"거기..거기 두 마디 앞부터틀어주시면 됩니다”

 

그러곤 그는 데스크에 있는 토크백 버튼을 눌렀다.

 

“자.다 끝나가니까 조금만 더 신경쓰자고..손을 아예 머리에 올리고 노래해 보자고..피곤해지니까 피치가 좀불안하네.. 호흡 충분히 하고..”

 

 

침 너머 팝필터 뒤에 보이는 얼굴 반쪽이 좀 피곤하게는 보인다.

 

“아..한번 더 가죠”

“거기..가사를 이어야지,, 중간에서 호흡을 짧게 끝어버리면 어떻게 되냐? 노래는 대화라고, 맞지? 숨쉬면 말이 안되지”

 

그의 나즈막한 목소리에는 짜증없는 짧은 강단 이 있다.

 

 

“감독님!”

“네?”, 어? 이번엔 난가?"

“미안한데, 아예 한소절 전부터 틀어주셔야 겠네요. 분위기 좀 더 타야할 것 같네요.”

“아. 그러죠.”

“자,한 소절 전부터 갑니다”

 

이번엔 내가 토크백 버튼을 눌렀다.

 

30분 정도 더 걸리고 보컬 녹음을 마무리 했다. 깐깐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제대로 세션 끌고 가는 프로듀서의 역량도 좋고, 대강 레코딩의 기술적 부분도 잘 알고 있어서 이래저래 만져보는게 더 좋겠다는 결론이 내려진 듯 하다.

 

 

“감독님”

“넵”

“다음 주말정도부터 믹싱 들어가면 될것 같은데 스케줄이 어떠신가요?”

“아.. 네.. 차라리 그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작하면 어떨까요? 대강 보컬더빙 이번 주 마무리되면,다음 주 저하고 에디팅 며칠 하구요. 그리고 주말에 머리 식히시고 오시면 더 좋지 않을까요?”

 

"하하, 역시..그게좋겠죠?기획사에서 자꾸 독촉하긴 하는데,,마스터링 스튜디오 스케줄도 그럼 감독님이 알아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참. 이번에는어디서 해볼까요? "

 

"지난 번 작업했던 마스터링 감독님도 아주 잘 하시던거 같은데,이번에 다른 분에게 맡겨보면 어떨까합니다.음악도 지난 번 하고는 좀 다르구요."

"네..그 부분은감독님 의견을 따라보겠습니다.잘 해주시겠죠. ㅎㅎ"

 

 

 

양손으로 그리기 (drawing with both hands)

 

 

늘 작업을 해보면 대강 두 가지 부류의 프로듀서나 아티스트를 만난다. 자기가 다 아는 건데 마치 손이 두 개라서 니들 손 빌리는거다라고행동하시는 경우, 또는자기가 할 수 있는 부분과아닌 부분을 분명하게 구분하는 경우. 이 프로듀서는 후자의부분이다. 개인적으로도그 부분에 속하는분들이 일하긴 더편하다.다들 뭐,한 두해 일하는것도 아니고...       

 

이런 저런 이야기 하는 사이,세션 내내 조는듯 문앞에 기대 서있던우리의 인턴,뚝딱 부스 정리를 하고 들어왔다.

 

" 감독님,세션 닫고 백업해놓을까요?"

"그래,,, 이따 밤에 스트링녹음이있을꺼니까 준비도 해주고,, 난 여기 프로듀서님하고나가서 커피나 한 잔 하고 들어와야겠다."

"옛썰"    

 

미국 유학 4년에 실급1년 하고 와서도 엔지니어인척하며 껄렁대지않고 그냥 착실한 인턴으로일한지 4개월쨰인이 녀석이 참 맘에 든다. 사실 그게 원칙인데,, 다음 달부턴 조금 더 챙겨줘야겠다.인턴 딱지도 떄줘야겠는데..

   

 

 

 

햇빛이 비치는 창문  (a sunlit window)

 

 

더위가 다 지나가는 듯, 낯시간도 많이 짧아지는 것같다. 지하 녹음실에서 있을때는 밤낮 절대 구분 못하고 지나갔는데, 그래도 3층에 햇볕 들어오는 통창이있는 지금 녹음실은 그래도 좀 사는거 같다.

게다가 나이가 점점 들어가는지 낮시간에만 일을해야겠다는생각이 늘기도 하고,, 집에 가서 애들하고도 놀아줘야 하는데,,

 

 

 

 

 

카페 (cafe)

 

 

 

 

"감독님"

 

세션 내내힘들게 참던 그가 불은 아직 안붙힌 담배를물고 부른다.

 

"네..."

"지금가수 어떤거 같나요? 나름 많이 연습도 한 친구고, 저도 많은 시간을 들이긴 했는데요."

"아...네...어떻게 말씀 드려야 할까요? ㅎㅎ "

"기본적으로 가진 소리는좋은것 같습니다. 리듬감도 있구요. 워낙오늘 부른 곡의 편곡이 좀어려운 것 같아서시간이 걸렸지만, 뭐.. 괜찮은것 같습니다."

"좀 아쉬운부분이 있죠. 아무리 감독님이 오토튠하고 톤 만지고해서 잘 만들어 주실 줄 알고는 있지만, 전 소스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아,오늘 시간을좀 더 투자했습니다.

"네.. 피치 약간씩 가는 것은 그냥 두는게 더 좋을 것 같구요..그게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아서요. 요즘 뭐 다들 완벽한 피치의 노래들을 부르게 만들어버리는것이 더 부자연스럽긴 하죠."              

"ㅋㅋ.그렇죠? 감독님..동네 애들도 오토튠이 뭔지 알더라구요"

"하도 에능에서많이 떠들어서그럴겁니다."

 

흡연실이 만원이라 끝내 불을 못붙이시고 우리의프로듀서는 카페를 떠나셨다. 녹음실로 돌아와보니 벌써 눈치 빠른 인턴, 의자 4개 셋업하고 마이크스탠드세우고 케이블 깔고 있다.

    

 

 

recording studio

"감독님.. 마이크는 어떤걸로 갈까요?"

"어. 지난 주에했던 방식괜찮더라. 오늘도같은 팀이니까.로이어 리본 스테레오 엠비언스 세우고, 왼쪽부터 184 두 개. 비올라에 UB? 그리고 첼로에 뚱땡이 TLM49, 아니.. 첼로에는 RE20도 하나 더 넣어보자..로이어는 거리 잘 재서 설치해봐"

"옛썰~"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이 친구도 미국에서 스튜디오 생활을 졸업하고 OPT(현장실습)받아 1년 해서 제대로된미국식 스튜디오 분위기를좀 안다. 그거 얼마 안되는과일 바구니,커피, 비스켓, 그게 얼마나 분위기를 좋게하는지..맘 같아서 복도방에 당구대라도놀려고했지만. 그냥게임기로 대체했단. 중간의 기둥이 참 왠수다.

 

오늘은 11시전에 침대에 들어갈 수 있으려나모르겠다. 지금 7시,세션들은이미 와서 튜닝하고 있는데, 편곡자가 악보만 달랑 이메일로 보내오고 차가 막히고 계신단다.

 

 

 

감상문 (Report)

 

소설에서는 공연 당일까지 준비하는 음향 디렉터와 그의 인턴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녹음실에서의 작업부터 라이브 공연까지의 과정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는 작업 관련 내용뿐 아니라, 음악을 만들면서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와 대처법, 그리고 인간관계와 업무 관리 등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런 싹싹하고 예의바른 후배? 랑 같이 일한다면정말든든할거같긴하네요. 제가 저런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긴하는데. 저도 자신있는분야가있으면 한 거만해서.. 하하 

 

 

 

 

 

 

저자

 

장호준 엔지니어 (리즈시절)

 

현재의 장호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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