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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Music)/음악이야기

어딘가 많이 이상하지만, 묘하게 끌리고 재밌는 음악 - 전파송 이야기

by 치키치키박 2025.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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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음알못이 돌아왔습니다만, 오늘은 약간 쓉덕 포지션에서 좀 접근하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늘 그렇듯 재미로 쓰니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걍 딴거 없고 오렌지 캬라멜이 요새 챌린지로 도는거 보다 보니까 생각나서 쓰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흔히 B급감성이라는 말로 갈음하고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오렌지 캬라멜이 해온 음악을 감성으로 총칭하면

딱 저쪽에 닿으니까 그냥 그렇게 써보게 되네요

 

음악 이야기를 하긴 하겠지만 아무래도 서브컬쳐적 관점에서 들어가는건 있으니 그 부분을 양해해주시길

 

 

그럼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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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전파송이라는 말은....조금 뒤에 정립된 말이고 원래는 전파계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 전파계라는 말 조차도 나중에 서브컬쳐에 유입된 말로, 원래는 전파계라는 말 자체는

 

[어디선가 전파지령을 받는것처럼 정신 나간 놈들]을 일컫는 일본에서 쓰이던 속어죠.

 

 

MBC 방송사고 / 내귀에 도청장치가 있어요

 

 

한국으로 치면 이런 사건의 범인 같은 경우를 전파계 놈들이라고 칭하던게 거의 시작입니다.

내귀에도청장치 록밴드 떠올리는 당신은 음악을 좋아하는 프렌즈구나!

 

초기에는 그러니까 굉장히 비아냥대는 소리, 욕설에 가까웠어요. 

 

 

여기서 핵심은 전파계라는것을 지칭할때 [이상한 것, 엉뚱한 것, 난데없는 것]이란 함의가 숨어있는거죠.

사실 완전히 매치되는건 아닌데, 이러한 엉뚱하고 이상한 것에 대한걸 서브컬쳐적으로 재해석하기 시작한게

지금까지 씹덕계에서 도는 [전파계]의 시작입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전파계는 당대에는 욕설이었고, 후대에 와서 윤색되고 의미가 변질되어서 서브컬쳐에 편입되었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재해석이 되면서 흐름을 찾아보게 되었고 역설적으로 2000년대 혹은 2010년대 와서 정리를 하는데

이때 많이 나오던 말이 [전파계 히로인]이라는 말일껍니다.

 

사실 남녀 없이 예전 한국식 표현으로 하면 [4차원인 남자 or 여자]가 되겠네요.

 

이러한 것들은 흔히 말하는 남성향 서브컬쳐에서 많이 활용되었고, 

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1980년대에서 재미난 것들이 발견됩니다.

 

 

 

 

 

 

 

 

 

 

라무의 러브송 - 마츠타니 유우코 노래, 작곡 코바야시 이즈미 (1981년)

 

 

이게 뭔데 쓉덕아 라고 생각할거 같은데

이누야샤 작가의 데뷔작을 애니화한 물건입니다. 이누야샤가 90년대후반~00년대 작품이라 인식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작가인 타카하시 루미코의 데뷔는 1970년대입니다. 

 

뭐 좀 이야기가 새겠지만 

 

타카하시 루미코는 데뷔작부터 엄청난 히트를 친 만화가이면서

동시에 지금 시절에는 흔히 보이는 [러브코미디]라는 만화적 영역을 정립한 인물로 뽑히죠

이전에도 사랑 이야기를 만지작 대는 작가들이야 흔했는데, 데포르메를 극적으로 활용한 만화적 기법 그 자체를

하나의 사랑요소로 결합시켜서 약간은 비현실적이지만 그 와중에 재밌는 구조로 정립한건

이 할머니의 (데뷔 당시는 여대생이었지만) 공이 크죠

 

그렇게 나온 우루세이 야츠라(시끌별 녀석들)의 1981년 애니메이션 op곡이자 가장 유명한 노래가 바로 이 라무의 러브송인데

작품내의 주역들이 굉장히 과장된 표현으로 사랑싸움 하는 장면들을 말 그대로 노래에 녹여냈죠.

주역들인 아타루, 라무, 시노부는 지금 관점으로 봐도 당대로 봐도 [뭔가 나사빠지고 정상이 아닌 애들] 이었는데,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러한 [엉뚱하고 이상함]을 러브스토리로 구체화 시켜내고, 

그러고 그런 이상함을 또 노래에 녹여냈다는 점에서 

저 개인적으로는 전파송의 가장 원전이라고 할만한 노래를 이것으로 봅니다.

 

 

작곡가인 코바야시 이즈미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본의 거장 기타리스트인 타카나카 마사요시의 밴드에서 활동한 적도 있는 키보디스트로

당시 1970년대를 거치면서 어느정도 퍼지기 시작했던 전자음악적인 요소를 적극 활용했던 사람이죠.

그래서 1980년대 치고 꽤 재미난 음악적 효과가 많이 들리는 곡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하에 등장할 전파계, 전파송의 핵심은 [엉뚱함, 이상함, 그렇지만 미워할수 없는] 이런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좋을듯 합니다.

 

 

 

 


실질적인 전파송의 시작점으로 뽑히는 아이돌 팔견전의 ED곡 (1989년)

 

 

일본내에서는 이 노래를 전파계 노래의 원전으로 뽑는데,

그 요소는 [뭔가 이해할수 없는 가사] [그리고 뭔가 중독적인 훅] [서브컬쳐적 감성이 녹아있는] 의 세가지로 정의합니다.

아마 이 부분에 있어서는 후대의 전파송이라고 불리는 것들 대부분이 패미컴에서 파생되는 [칩튠]의 성격에서

파생된 소리 요소를 많이 차용하기에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

 

 

 

 

2007년 리메이크 버젼 (확실하게 칩튠 장르로 수렴한 느낌이 나죠)

 

 

제가 이것보다 라무의 러브송을 먼저 들이민건, 라무의 러브송은 완전한 전파송이라고는 할수 없어도

이 노래와 공통요소가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전파송이란게 이때는 형체가 뚜렷하지 않았는데, 여기서 재밌는 부분.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는 장르로는 딱 말할수 없어도 전반적으로 신디사이저 사운드의 유행이 난리도 아니었죠.

이건 그냥 전세계가 다 그랬습니다. 신디사이저를 활용해서 변주하고 새로운 음으로 넣는 방식이 굉장히 널리 퍼졌던 시절인데,

 

이때 테크노나 트랜스 음악의 재해석등등도 있었고 하우스 뮤직이 본격적으로 대증음악에서 괄목하기 시작했었죠.

또한 이러한 신스음의 유행을 통해서 전자음악적 접근도 더 활성화되었는데....

 

이런게 보편화되고 확실하게 퍼져나갈 무렵인 1990년대 말쯤 되자, 일본에서 신기한게 등장합니다.

 

디지캐럿

 

 

일본기업 게이머즈로 기획된 마스코트로 디지캐럿이란게 나오고,

이걸 홍보하기 위해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거기 수록된 노래 한곡이 서브컬쳐쪽에서 길이 길이 남는 노래가 됩니다.

 

 

 

 

PARTY☆NIGHT (1999년)

 

 

앞서의 노래들과는 다른 당대 트렌드와 어느 정도 접목된 뭔가 특이한 물건이 튀어나와버리죠.

(물론 이것도 오리지널 버젼은 아닌데, 막상 애니에 들어간건 이 버젼입니다)

 

흔히 말하는 유로비트댄스음악에 가까운 질감과 리듬감 속도감을 갖추고, 

거기에 뭔가 특이한 가사를 때려박은 이러한 개념에서 전파송이란게 규정되기 시작합니다.

당시 어둠의 세계에서 유명한 전파송의 근간이 되는 녀석이 있긴 한데 그건 패스하는걸로

 

 

 

Deja Vu (1999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일본 애니 ost중 하나인 데자뷰. 

위의 파티 나이트랑 비교해보면 완전히 같진 않아도 뭔가 계통적으로 유사함을 느낄수 있습니다. 

당시 일본의 트렌드 비슷한게 아닐까 싶긴 해요.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굉장히 특이한 것들 정도로 받아들여지던 중에

전파송이라는 개념은 몰라도 00년대의 인터넷 밈과 더불어서 널리 퍼지게 된게 등장합니다.

 

 

 

さくらんぼキッス ~爆発だも~ん~(사쿠란보 키스, 폭발인걸) (2003년)

 

 

설명을 좀 하자면, 당시 컴퓨터 운영체제는 좀 낡은 윈도우95, 아직 잘들 쓰는 98, 

그리고 좀 전문가용이라는 2000이 있었고 좀 대중용으로 내놓은 윈도우ME (밀레니엄)가 있었는데

 윈도우ME가 존나 씨발스러워서 원성이 정말 높았고, 이를 비꼬는 의미+모에화로 만들어진 

당시의 플래쉬 애니메이션 트러블 윈도우즈라는게 나옵니다. 이때 쓰인 노래가 바로 저 사쿠란보 키스라는 전파송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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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방에서 주구장창 쓰였던 오오츠카 아이의 사쿠란보랑 관계1도 없습니다. 그건 2004년 노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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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ME의 병신스러움에 이를 박박갈던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웃음으로 승화시켰던 기념비적인 밈이었고

지금까지 남아 있는거 보시면 알겠지만, 당시는 꽤나 유명했었습니다.

 

저 트러블 윈도우즈 자체는 XP가 등장하고 그 뒤로 버젼업이 나오면서 사장된 밈이 되버렸지만

 

노래 자체는 워낙 이 기묘한 감각과 중독성과 오글가림이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전파송이라는 개념을 정립하게 됩니다.

이후에 나오는 전파송은 다 저 노래의 영향력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봐도 될 정도죠.

(심지어 이 노래 부른 가수는 2020년대에도 저 노래가 공연 리스트업에 있을 정도....)

 

 

전파송을 서브컬쳐쪽에서 국한해서 정립하면 거진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게 되는데,

 

00년대에 일본에서 니코니코동화가 생기면서 전파라는 말의 의미가 확장되기 시작합니다.

일본 인터넷의 밈으로 소화되는 노래중 중독성이 강한 기묘한 노래들을 이르는 말로도 확장되죠.

 

 

 

 

렛츠고 음양사 (노래는 2003년. 밈으로는 2007년)

 

 

사실 이때부터는 대중음악으로써 성격도 일부나마 가져갔다고 봐야 될려나요 ㅋㅋㅋㅋㅋ

일본 웹에서 유행한 노래가 현실로 나오기 시작한게 니코니코동화가 거의 기점이니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전파송이란 개념이 단순히 인터넷이나 서브컬쳐 조어로 끝나지 않게 되게 해준 노래라고 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전파송의 의미가 확장될때는 이러한 노래도 들어간다고 할 수 있겠네요

 

 


마트료시카 - 하치 (2010년)

 

 

하치라고 쓰긴 했지만 요네즈 켄시인거 알 사람은 다 알꺼라고 생각합니다.

중독성, 알수 없는 기묘하고 엉뚱한 감성등등 따지고 보면 전파송의 개념에는 다 들어가는 요소이긴 합니다 ㅋㅋㅋㅋ

사실 일본음악 들어보면서 요네즈 켄시의 메이져 데뷔 이전을 훓어본 분이라면, 이런 노래가 사실 놀랍진 않겠죠

아니 그보다는 더 이상한 노래도 만들었던 양반이니까요.

 

 

이런 감성은 한국에서는 일본과는 사뭇 다른 형태로 발현이 되었는데, 그게 이제 오늘 이 글을 쓰게 만든 오렌지 캬라멜입니다.

 

 

 

 

 

마법소녀 - 오렌지 캬라멜 (2010년)

 

 

사실 곡을 만든 조영수 작곡가가 당시에 트로트로 한창 물이 올랐다보니 그런 뽕끼라고 칭해지는 감성을 넣었는데

달리 보면 그런 느낌을 신디사이저로 잘 포장해서 신기한 타협점을 찾은 케이스죠.

 

그냥 사랑 노래 아닌가요? 싶은데 위에서 나온 사쿠란보 키스 노래도 가사만 그냥 조용하게 뜯어보면 사랑 노래긴 합니다 (....)

 

 

다만 오렌지 캬라멜이 진짜 전파계, 혹은 전파송을 한다고 느끼게 만든 지점은 이 노래가 아닙니다.

 

 

 

 

 

샹하이 로맨스 - 오렌지 캬라멜 (2011년)

 

 

사실 리듬패턴만 돌이켜서 생각하면 아주 안일한 자기복제가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다가 소리의 질감도

마법소녀때랑 비교해서 생각보다 크게 신경쓴 느낌이 안들어서 비판을 한가득 하고 싶긴 한데...

 

그야말로 엉뚱한 감성과 중독성을 살려낸 덕분에 크게 인기를 끌었던 노래죠.

오죽하면 14년이 지난 지금 챌린지랍시고 유행하겠습니까. 달리 보면 이런 독특한 감성의 재발견이지요.

 

 

 

카탈레나 - 오렌지 캬라멜 (2014년)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오렌지 캬라멜의 정점입니다.

그리고 전파송으로써 따져봐도 엄청난 고평가를 해줄수 밖에 없는 명곡이죠.

 

앞서의 노래를 다 들어보셨다면 이게 왜 명곡인지 이해가 쉬울텐데, 

전파송이란게 원래 좀 독특한 감성이 강하다보니까 대중적 접근이 힘들어지는 지점이 생기는데

이 노래는 그런걸 어느 정도 허물어 내는데 성공했죠. 정말 대단한겁니다.

 

아마 한국 아이돌들은 팬서비스할게 애매하면 이 노래 커버해보는게 거의 국룰일껄요?

 

엉뚱하고 기묘한 노래인데도 그 즐거움과 재미의 빛이 바래지 않는다는건 정말 뭐라 말하기 힘드네요 ㅋㅋㅋ

그런면에서 작곡작사편곡까지 다한 팀 이기용배(걸그룹 여자친구의 히트곡 상당수를 만든 그 작곡팀 맞아요)의 역작중 하나죠.

 

그리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맨처음으로 제가 링크한 노래인 라무의 러브송. 

이거 사실 오렌지 캬라멜이 일본 활동때 정식으로 냈던 노래기도 합니다.

 

 

 

 

 

라무의 러브송 - 오렌지 캬라멜(2012년)

 

 

이런 오렌지 캬라멜의 대활약 덕분인지,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다소 엉뚱하고 기발한 감각도 대중음악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주는 가능성 여부가 생겼죠.

 

 

메이져씬에 자주 등장하는 음악들은 아닌데, 근래 나온 노래중에 감각적으로는 

매우 유사한 노래들이 한두개씩은 보이더라구요.

 

 

 

 

 

 

 

 

 

 


네모네모 - 최예나 (2024년)

 

 

이래저래 수식어로는 다를수도 있고 마케팅은 또 다를수 있고, 하지만

그냥 감각적 감성적으로 따져보면 전파송은 계속 앞으로도 이어질거 같습니다.

 

 

초기에는 안좋은 의미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나의 요소와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그러면서 변하고 변해서 지금까지 내려온 전파송 이야기를 살짝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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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걍 신나서 일본 씝덕 전파송 이야기 한바닥 썼다가, 

씹덕 레벨을 떠나서 보편성 문제로 너무 정상감각이 아닌거 같아서 싸그리 한번 지웠다가 다시 씁니다. 

게다가 맨처음 썼을때 생각해보니 속칭 에로게 노래나 혹은 마이너한 노래들이 너무 많아서 접근성 문제도 안좋은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오렌지 캬라멜을 기점으로 위아래 찾는 방식으로 해서 글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잘 아시는 분들이 보충하거나 첨언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고맙게 듣고 있습니다만

가독성 문제도 있고 더 길어지기도 힘드니 여기서 마치는게 맞을거 같네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만 자러 갑니다.

 

 

 

 

 

원글/출처

 

https://www.fmkorea.com/?document_srl=7937750933&cpage=1&mid=hiphop

 

어딘가 많이 이상하지만, 묘하게 끌리고 재밌는 음악 - 전파송 이야기

오늘도 음알못이 돌아왔습니다만, 오늘은 약간 쓉덕 포지션에서 좀 접근하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늘 그렇듯 재미로 쓰니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걍 딴거 없고 오렌지 캬라멜이

www.fm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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