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알못이 오늘도 재미로 소소하게 써보니 재미로 봐주시고 가볍게 의견을 나눠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요 근래 음악판에서 도는 이야기를 보면 [이지리스닝]이라는 말이 꽤 돌고 있을꺼예요.
2020년대 들어서 특히나 많이 쓰였는데, 이 부분에 대한 나름의 기억과 생각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사실 의외라면 의외일수 있겠지만, 이지리스닝이라는 말 자체는 되게 오래된 말입니다.
나무위키에서 보면 음계나 가사의 해석을 위해서 복잡하게 머리 쓸 필요가 없는 음악 장르
라는 식으로 나오긴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장르라는 말과는 좀 거리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 위키피디아나 혹은 나름 학구적인 이야기들을 보면 이지리스닝을 장르라고 하는데
이 안에 들어가는 음악들이 너무 다양하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한국식으로 말하면 소프트록에 발라드에 가벼운 재즈나 혹은 세미클래식이라고 칭해지는 연주곡들에
혹은 라운지 음악이라고 불리는 현악기나 건반악기 위주의 간소한 음악들까지 해서 너무 많아서 그렇습니다.
이지리스닝이라는 말을 뭐 1940년대~1950년대 음악이다 뭐다 하기도 하는데,
이지리스닝이라는 말이 보편화 되었던 시절은 1970년대로 봅니다.
여튼 왜 이런지는 이제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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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지리스닝이라는 말의 연원에는 하드록을 조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헬터스켈터 - 비틀즈 (1969년)
헤비메탈이 제대로 정립되기전의 프로토메탈로도 칭해지며 동시에 하드록과 펑크에도 영향을 줬다고 보는
비틀즈의 헬터스켈터를 먼저 들어보시는게 좋겠네요.
비틀즈 후기의 명곡중 하나이자 후대의 음악사에 길이길이 남는 곡인데,
이 노래는 폴 메카트니가 [너무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노래만 만든다] 라는 평론들에 빡쳐서 썼다는게 정설입니다 (...)
이거 녹음하다가 손가락에 물집 잡힌 링고스타는 뭔 죄야
여기서 핵심은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이라는 부분인데
비틀즈, 비슷한 시기의 딥퍼플, 혹은 조금 앞서의 킹크스나 더 후 같은 밴드들이 했던 묵직한 음악들의 연장선에 있기도 하죠.
즉, 록의 전성기에 록의 변화는 대중음악의 변화였으며 그 변화가 점점 헤비하고 묵직하고
그리고 록의 특징중 하나인 [강렬한 소음]적 성격을 더 강하게 소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했죠.
이런건 록 = 대중음악의 스탠다드였던 1960~70년대이기에 가능했던 변화라고 봅니다.
하지만 모두가 록만 듣는건 아니죠. 강렬해지는 록음악에 대해서 어휴 시끄러워, 부담스러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는 않았던거고, 이런것에 대한 반향이 우리가 아는 또 다른 1970년대의 음악인거죠.
영미권에서 이러한 강렬해지는 록음악에 반대항에 섰던건
재밌게도 1950년대에는 크로스를 했었던, 포크와 컨트리였습니다.
대표적인 1970년대의 컨트리 - 포크의 여가수중 하나인 올리비아 뉴튼존의 데뷔앨범 (1971년)의 자켓입니다.
워낙 미모로 명성을 날린 분이라서 짤방 붙입니다.
2022년에 세상을 떠나셨죠. 사실 뭐 이 분 이야기하면 1980년에 나온 신스웨이브 이야기도 살짜쿵 하고 해야 되는데
그런건 나중에....
Let Me Be There - Olivia Newton-John (1973년)
올리비아 뉴튼 존은 호주 출신이네요. 여튼 록적 성향이 좀 있긴 하지만 1970년대에 헤비해지는 록음악에 대비해서
오히려 컨트리의 맛깔을 빌려서 예전으로 회귀한듯한 느낌의 음악을 했죠.
Top of the wolrd - carpenters (1973년)
지금도 길이 회자되는 남매그룹 카펜터즈의 가장 유명한 곡인 탑 오브 더 월드도 이 시기의 노래였지요.
여담이긴 한데, 카렌 카펜터(보컬/드럼)와 올리비아 뉴튼존은 당시에 많이 친했었어요.
바로 이렇게 아주 쉽고 복잡하지 않으며, 누구나 쉽게 따라부를수 있을 정도의 간편함을 탑재한 것들
이것들이 이지리스닝이라는 말의 시작점일것입니다.
올리비아 뉴튼존도 나름 로큰롤맛 들어가서 쉬운건 아니지 않냐구요?
Smoke On the Water - Deep Purple (1972년)
1972년에 이런 노래가 나와서 사람들을 열광시키고 있었는걸요 (...)
아 영상은 나중에 만들어진 겁니다.
여튼간에 하드록, 혹은 펑크, 개러지등등 뭐라고 해도 좋고,
또 1970년대하면 우리가 익히 잘 아는 퀸이 날라다니던 시절이기도 해요.
이래저래 묵직하고 연주로도 다면적이고 소음에 가까울 정도로 실험적인 것들도 많았던 시절입니다.
이러다 보니 좀더 진취적인 음악이라고 보기 힘들고
좀 더 친 대중적인 음악에 가까웠던 당대의 포크나 컨트리 가수들은 상대적인 저평가가 붙었습니다.
특히 당대의 록 매니아들에게 그랬죠.
빈센트 - 돈 맥클린 (1971년)
개인적으로는 이 곡을 정말정말 좋아하는데, 당대에는 크게 빛을 못본 노래기도 하죠.
한국에서는 유재하 선생님이 불러서 알려진 노래기도 하구요.
그치만 1960년대~1970년대의 카펜터즈를 즐겨들었다는건 당대에는 [어휴 틀딱] 정도의 비꼼을 종종 들었죠.
이미지 조차 건실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로 포장되어서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아 그런 이지리스닝한거 들어? ㅋ]
이런 정도가 당대의 이지리스닝이지 않았을까 하는게 제 추론입니다.
실제로도 그 당시에 카펜터즈나 올리비아 뉴튼존은 쉬운 음악한다고 공격 꽤 당하긴 했었으니까요.
이런 기조에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하드록이 주류였고, 또 다른걸 찾아본다고 한들 결국 funk나 혹은 퓨전재즈로 대변되는
대격변 속에서 사람들에게 익숙한 예전 느낌의 음악을 하던 이들에게 붙이는 일종의 딱지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지리스닝? 뭐 어때? 난 편하고 쉬운거 들을꺼야.
라는 사람들은 있었고 그런 기조는 계속 유지되었죠.
그리고 카렌 카펜터가 거식증으로 죽고, 1990년대 들어서 재해석 되는 과정에서
1970년대의 밴드사운드(록뿐이 아니라 funk나 혹은 재즈포함)가 아닌 음악들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이지리스닝이라는 말이 다시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이게 제가 아는 이지리스닝이라는 말의 연원입니다.
댄싱퀸 - 아바 (1976년)
사실 이지리스닝 팝 이라고 하게 되면 아바도 반드시 거론되는 사람들중 하나긴 한데...
하드록 때문에 상대적인 의미로 이지하게 들리는게 아닌가? 라는게 제 의견이긴 합니다.
https://www.chosun.com/culture-life/watching/2021/09/08/CN4RCFGK3FGFJBXVVSVXFD2HDA/
아바를 이지리스닝 팝이라고 표현하는건 의외로 오래된 수식어긴 합니다.
하드록이 진짜 강세였기에 그 반대편쪽의 음악들이 이지리스닝이라는 느낌으로 묶인거다
정도로 이해하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 산울림(1978년)
1970년대의 하드록이 어느 정도로 강세였는지 체감을 못할 분도 계실꺼 같아서
당시 기준 음악변방국가였던 한국에서 조차 이런 노래가 나왔다는건 그만큼 하드록이 강세였고,
그걸 하는게 더 진취적이고 진보적인 음악이라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지던 시대였죠.
물론 저 시기의 한국에서 저런 음악을 한 산울림 선생님들도 참 대단한 분들이었어요.
사실 이런식으로 이지리스닝을 해석하면, 한국에서는 이지리스닝하면 바로 수렴되는 가수가 있긴 합니다.
서른 즈음에 - 김광석 (1994년)
더 말이 필요없죠?
개인적으로 진짜 이지리스닝한거 하나 예시를 더 들어보자면
대만 노래긴 한데, 아시아권에서 정말 유명했던 월량대표아적심을 들수 있겠네요.
특히나 주현미 선생님이 EBS스페이스 공감에서 부른 버젼이
정말 극한의 간소함으로 원곡 못지 않은 감성을 살려서 정말 좋아합니다.
이게 기억이 분명하지가 않은데, 대략 한 2010년? 2011년 정도에 방영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이래저래 개괄적인 이지리스닝에 대해서 써봤는데, 사실 좀 세부적으로 들어가게 되면
한국에서 발라드라고 불리는 장르나 혹은 라운지 음악으로 불리는 재즈의 아종 비슷한 무언가나
혹은 1970년대에 좀 강세였던 기악음악, 혹은 세미클래식으로 논해지던 편한 느낌의 브금가까운 그 무언가도 나옵니다.
사실 별거 없고 다들 잘 아는 곡 두개 꺼내면 1970년대의 기악음악에서 보이는 이지리스닝함을 이해하기 쉽겠죠
The Happy Song - frank mils (197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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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사실 면밀하게 이지리스닝을 정의해보려다가 포기한 이야기입니다.
이지리스닝은 결국 태생부터가 [상대적]인 개념으로 도래했다고 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하드해도 누군가에게는 이지하게 들리는 그런 개념의 문제겠지요.
A에게는 하드해도 B에게는 이지하다. 이런 부분에서 이지리스닝의 절대치는 결국 정립하기 어려울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보편성과 다수성의 문제로 이지리스닝이 수렴될것이고,
이런 부분에서 이지리스닝은 누가 들어도 무난하고 직관적인 음악이 이지리스닝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포크나 컨트리 혹은 기악음악을 들어서 이지리스닝을 말하게 된것도 이것들이 대체적으로 청자기준으로 볼때
난해함이나 어려움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게 말하게 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지금시절의 한국 대중음악을 두고 논하게 된다면, 이지리스닝한 음악은 거의 없다고 보는게 제 견해긴 합니다.
특히나 차트 같은데서 최상위권에 오르는 팀이든 개인이든 이 부분에서는 거의 비슷하다고 봐요.
음악의 분업화, 거기에 맞물린 녹음과정에서 각종 기술적 발전과 더불어서 복잡 다양한 소리를 넣는게 가능해졌기에 더더욱.
10년간 가장 이지리스닝했던걸 고르라면 아이유의 밤편지 정도가 떠오르네요.
솔직히 제 기준으로는 블루밍도 되게 이지리스닝한 곡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안그럴수도 있으니까요.
이만 음알못 한명이 알던 [이지리스닝]에 대한 견해를 풀어서 말해봤습니다.
뭐 그 겸사겸사해서 좋은 1970년대 노래도 여럿 소개했네요. 사실 뭐 funk나 디스코 계통의 노래 상당수는
다른 글에서도 소개했으니까 여기선 일부러 많이 뺐습니다. ABBA는 ...크흠
좋은 밤 되세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원문/출처
이지리스닝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음알못이 오늘도 재미로 소소하게 써보니 재미로 봐주시고 가볍게 의견을 나눠주시면 고맙겠습니다.요 근래 음악판에서 도는 이야기를 보면 [이지리스닝]이라는 말이 꽤 돌고 있을꺼예요.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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